워낙 내향적이어서 그런지, 사람을 읽는 걸 좋아한다. 사람을 읽는 건 소설을 읽는 행위와 비슷하다.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행간(行間)에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한다.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 읽기는 언어적 행위와 비언어적 행위 사이에서 화자의 마음을 파악하는 것이다. 그 사람에 대해 많이 알수록 보이지 않는 게 보인다.

얼토당토않은 개드립을 치기 전에 숨을 크게 들이쉬는 습관, 괜찮다는 말속에 담긴 커다란 아쉬움, 내 말을 듣지 않을 때 내 어깨너머를 멍하니 바라보는 행위. 그런 것들을 읽어내며 우리는 사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. 그 과정은 보통 즐겁지만, 때로는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어림하게 되어 고통스럽다.

'아름다움'의 어원은 '앎'이라고 한다. 당신을 조금 더 알아가고 싶어요. 구태의연한 이 문장은 어쩌면, 이토록 아름다운 당신을 조금 더 아름답게 바라보고 싶다는 말일지도 모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