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은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현될 때도 있지만,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할 때 파괴적 습관으로 왜곡되기도 한다. 만약이 대표적이다. 만약에 빠진 사람은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수많은 가정법 속에 나를 매몰시킨다. 만약 내가 키가 더 컸더라면, 만약 그때 눈을 다치지 않았더라면, 만약 내가 돈이 많은 집에서 태어났더라면. 안타깝게도 몸과 마음을 망가트리는 것들은 대체로 중독성이 있어서, 만약은 마약처럼 삶을 옭아맨다.

만약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 하나는, 상황을 가치판단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. 다른 말로 자기 긍정이다. '자기 긍정'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게 아니라, 자신에 대한 견적을 확실하게 내는 것이다. 자기 부정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견적이 확실치 않다. 사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. 부정적인 사람은 현실적으로 바꿀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있다고 믿거나,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.

사람은 어차피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. 나에게 완전함을 강요하지 않으면 삶이 편해진다.